이번에는 위장(Camoflauge)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위장은 모습이나 형태를 타인으로부터 감추기 위하여 주변 지형지물과 비슷한 색이나 모습으로 변형시키는 행위를 말합니다. 자연의 생물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보호색과 유사한 개념이지요. 인간은 피부색을 변화시키지 않고, 주변 지물과 비슷한 색과 혼란을 일으키는 문양의 옷을 입는 것으로 보호색을 만들어냅니다.
위장의 역사적인 기원을 잠깐 생각해보면, 사냥꾼들이 먹잇감에게 발견되지 않고 접근하거나 사정거리 내로 접근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위장의 기원일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총기의 사거리와 위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이에따라 적으로부터 내 몸을 숨기기 위한 위장술이 발달했지요.
위장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곳은 아무래도 군사분야겠지요. 단순히 풀을 몸에 붙이거나 흙탕물 등으로 옷을 적시던 것에서 출발하여, 현대적인 기술로 최적의 착시/위장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패턴의 군복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극단적 위장의 예로는 스나이퍼들이 착용하는 길리슈트를 들 수 있겠네요.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린 상태에서 길리슈트를 입은 숲 속의 숙련된 저격수를 찾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한 위장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비단 사람 뿐만 아니라 하늘을 나는 비행기, 바다 위의 배, 군사 시설(위성/항공 사진으로부터의 위장)등 군사 전반에 걸쳐 위장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전략이자 기술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러한 군사 기술에 기반한 위장기술이 자연스레 민간으로 흘러들었고, 사냥을 즐기는 사람들의 위장력 또한 말도 안 되는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었죠.
트리 스탠드 위에서 컴파운드보우로 사냥감을 노리는 헌터입니다. 제 아무리 눈 좋은 짐승이라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위장이네요.
프레퍼, 생존주의가 살아남기 위한 수단을 강구한다는 점에서 밀리터리와의 접점이 많이 생겨난 편이고, 이러한 위장 기술 또한 생존주의에 필요한 기술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장기재난상황에서 자신의 은신처나 쉘터를 약탈자로부터 숨기기 위한 위장기술은 반드시 필요합니다만, 도심형 재난일 경우 조금 다른 형태의 위장이 필요합니다.
전쟁이나 지진 등으로 다수의 건물들이 파괴된 상황에서, 자신의 쉘터만 완벽한 위장시설을 갖추고 있다? 자연에 비해 눈에 띄기 쉽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약탈자의 눈에 띄는 순간 1순위 약탈 대상이 되기 십상입니다. 때문에 '주변 지형지물'과 비슷한, 다시 말해 은신처도 파괴된 것처럼 꾸며야 한다는 말입니다. 일부러 담장을 무너뜨리고, 보도 블럭 등을 흐트러뜨리거나, 죽은 동물의 시체를 가져다 놓는 등의 방식으로 위장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도심형 장기 재난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약탈자'라는 점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의복도 위장색의 군복이나, 비싸고 화려한 밀리터리 배낭 등은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약탈자의 눈에 띄기 너무나 쉽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진정으로 준비된 프레퍼라면 재난 상황에서 힘들고, 곤란에 처한 사람들의 상황을 고려하여 그들과 동화될 수 있는 의복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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