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hu 입니다.
서바이벌 하면 왠지 좀비 아포칼립스, 전쟁, 국가 기능 마비 등을 준비하는 망상주의자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 같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10여 년 동안 프레퍼 족으로 살아오면서 내가 왜 생존주의에 관심을 가졌는지를 되돌아볼 겸 글 남깁니다.
좀비 아포칼립스라... 황당한 망상이자, 즐거운 서브 컬쳐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이럴 때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생각 정도만이라도 해 두는 게 좋을 것 같은 상황은...
시, 도 규모의 국지적 도시 기능마비. (자연재해, 전쟁, 테러, 폭동 등으로 인한)
전염병.
교통 마비.
응급 처치와 환자 이송
정도일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은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며, 지금 현재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랑은 상관 없는 일이다?
저는 90년대 부산 대폭설로 4일간 도시 기능이 마비됐을 때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전기가 끊겼었고, 동파된 수도는 복구될 줄 몰랐으며, 교통 시스템은 완벽하게 마비됐었던 때.
당연히 우리 집은 그런 것에 대한 대비라고는 전혀 없었기에 아버지께서 동네 뒷산으로 가 나무를 확보, 옥상에서 눈 녹인 물로 밥을 해먹었었네요. 3일차 정도에 이르렀을 때 동네의 작은 구멍가게들이 털리는 장면도 목격했고, 위험하니 최대한 출입을 자제하라는 통장의 방송도 울렸고...
사실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이라 오히려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이었네요.
하지만 이후에도 대구 단수도 직접 체험했고, 서울로 올라온 후에는 우면산 산사태를 불러온 폭우로 자취방이 잠기는 일도 있었고... 그때마다 제 생활에 '상당한 불편'이 찾아오자, 더이상 재미있는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뉴스를 살펴보노라면 연평도 사태, 홍수, 초 대규모 화재 등등 대비하지 않으면 상당한 불편함을 초래하는 일들은 끊이질 않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야이 미친 인간아, 그 많은 걸 어떻게 다 대비하고 삼? 하늘 무너지는 것도 대비할듯?'
정전날 때 대비해서 양초나 후레쉬 쯤은 다들 가지고 계실 테지요. 생존주의, 서바이벌리즘. 거창한 게 아닙니다.
현재 내 생활 반경에서 벌어질 수 있는 위험 상황들을, 적절한 금액과 준비, 계획을 통해 미리 대비하고, 만약 그 상황들이 발생했을 때 겪을 '상당한 불편함'을 '적은 불편함'으로 바꾸는 것.
저는 생존주의는 이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각자가 생각하는 상당한 불편함의 범위와, 어느 정도까지 불편함을 줄일지에 차이가 있는 것 뿐이겠지요.
'니 불편함 줄이자고 사람 죽이는 도구를 모아?'
경찰과 군대가 쉽사리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에서 나와 내 가족이 타인에 의해 상해를 입는 '매우 불편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다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그런 이유로 제가 상정한 상황에 맞는 물품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사실 당연한 것 아닌가요? 남의 자유와 안전을 침해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는 확신할 수가 없거든요.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답은 쉽게 유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최소한의 장비로만 비박 스타일 캠핑을 즐기다보니 자연스럽게 칼, 도끼, 낚시 등 아웃도어 용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이것이 서바이벌리즘과 교집합의 영역에 위치하고 있기도 하네요.
잡설은 접어두고...
걱정이 산처럼 많은 생존주의자들을 이해할 수 없는 분이라면, 적어도 하루~일주일 정도를 버틸 식량과 생수. 부탄 가스. 다이소에서 파는 천원짜리 칼. 이정도만 구비해서 짱박아 두세요.
비용도 그리 크지 않고, 귀찮고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천만분의 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이 재수없게 당신에게 들이닥쳤을 때, 그 작은 노력이 당신의 '인간다운 생활'과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시간'을 보장해 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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